원치 않게 태어나 엄마는 낳아놓고 도망가서 재혼해서 새 가정 꾸리고 잘 살고 있으니 남이구요
알콜중독 아버지 밑에서 가난과 감금과 학대를 당하며 자라왔습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치매 할머니를 요양하며 청소년기를 보냈습니다
그러다보니 심한 우울증과 대인공포증으로 사회생활이 힘들구요
친구도 친척도 전혀 없어서 저는 죽어도 처리해줄 사람 하나 없습니다
여기저기 도움을 청했지만 국가에서는 지원 못해준다 하고
각종 상담센터나 정신과도 다니고 신앙과 명상 등으로 마음을 다잡으려 해도
워낙 트라우마가 깊어 쉽지 않습니다
그 와중에도 아버지는 밖에 있으면 계속 사고를 쳐서 뒷수습하기 바쁘구요
그래서 알콜중독전문병원에 입원시켰지만 치료를 완강히 거부하고 난동을 피우기에 그쪽에서도 지쳐서 자꾸만 퇴원을 강요합니다
안 그래도 힘들어 죽겠는데 뭐 좀 하려고 하면 자꾸만 발목을 잡고 좌절하게 만드니
이제는 다 끝내고 싶네요 아버지를 죽이고 저 역시 따라 죽으렵니다
어디에 하소연 할 곳도 없고 해서 너무 막막한 나머지 여기에 글 남깁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아버지 성격은 원래부터 불같고 오만한 성격입니다
그래서 젊어서는 조폭도 했구요 타인에 대한 배려나 이해심도 전혀 없습니다
게다가 피해의식만 가득하구요 알콜중독 이전에도 인간 쓰레기였습니다
답변 :
많이 힘들죠. 그 동안 너무 애썼어요.
어려서부터 두렵고 힘들면서도 어쩌지 못하고...
이젠 성인이 되었는데도 아버지는 여전하네요.
그간 여러가지 애를 쓰셨네요. 그 정도면 최선을 다한거죠.
아버지는 아버지의 인생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인생은 스스로 책임져야 합니다.
이젠 아드님은 아드님의 인생을 사십시오.
어려서부터 벗어나지도 못하고 그러면서도 내가 도와주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상황에서
여태 살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때는 힘든 아버지라도 있어야 하는 어린아이였지만, 이젠 아니잖아요.
안타깝지만 치료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버지입니다.
아버지도 답이 없으니 계속 술에 의지하고 남에 의지하고 스스로 죽어가는 것인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제 스스로의 삶을 돌보세요.
아드님이 애를 쓰고 어떤 노력을 해도 아버지를 낫게 할 수도, 돌볼 수도, 조정할 수도 없다죠.
그게 흔히 알코올 가족 모임에서 말하는 기본 원칙입니다.
가족의 바른 태도를 배우시려면 알아넌에 관심을 가져보세요.
그곳의 글을 찬찬히 읽으시고... 이젠 아버지 문제로 괴로워하지도 말고 끌려다니지도 말고...
또한 분노하고 미워하지도 말고 초연해져야 합니다.
공간적으로 떨어질 수 있으면 떨어지고 안된다면 심정적으로 정신적으로라도 분리 되어야 합니다.
이젠 스스로 자기를 돌 볼 수 있는 나이가 되었으니까요...
아버지를 모두 책임질 필요는 없습니다. 어렵겠지만 그 영향력과 책임감과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해치진 마세요.
아버지가 아닌 자기를 위한 좋은 선택과 바른 행동을 할 수 있으니까요.
이런 고통을 받는 사람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알아넌이나... 성인아이라 불리는 그 자녀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의 모임에 가볼 기회가 있다면, 그 고통스런 마음을 서로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평온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