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이 정신분열병을 앓고 계십니다..
사실 이 병명이 확실한지도 잘 모르지만..나타나는 증상으로는 거의 확실한거 같습니다.
초기발병때는 제가 중학생이었고..군대를 갔다오고 나서도 2,3년간은 증세가 많이 안좋게 있었습니다.
발병한지 10여년 되셨고..꽤 오랫동안 치료를 안받으시다가 상태가 많이 안좋아지셔서
병원에 입원하신 적이 두차례 있습니다.
그때마다 병원에 가자고 해봤지만 완강히 거부하시고 그래서 못모셔가다가 증세가 심각해져서
강제입원을 하시게 했습니다.
그러다가 두번째 병원 퇴원 후 집근처 신경정신과에서 통원하시면서 약을 타다 드셨고
병세는 많이 호전되어서 몇년간..거의 정상수준으로 생활하셨습니다.
그런데 최근, 예전에 병세가 심각했을때 보였던 증상 (혼잣말로 누군가에게 화를 낸다던가..
얼굴이 화난 사람처럼 굳어져있고 티비를 봐도 화난 얼굴로 응시..밤에 자고일어나면 몸이 아픈게
밤에 누가 들어와서 무슨 짓을 하는거같다는 말씀 등..)이 다시 나타나길래 어머님이 약을 타다 드셨던
신경정신과에 가서 최근 증상을 말씀드렸더니 그런 증상이 보이면 약을 다시 늘려야된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전까지의 약은..거의 정상수준이어서 치료약은 아주 소량으로 들어가고 밤에 잠을 자는데 도움이 되는
약들이 처방되었다고 합니다.
많이 호전되었을때도 약을 끊으신건 아니고 한달에 한번 병원에 방문해서 처방받아 드셨고..
밤에 잠을 자는데 도움이 되는 약이 들어간것도 어머님이 밤에 잠을 못잔다고 하여 의사선생님께서
약을 처방해주신거같은데...이것도 가족들이 보기에는 잘 자는데..본인은 잠을 못잔다고 했던 부분이었습니다...예를 들면 낮에도 소파에 누워서 잠을 잘 주무셨는데도 본인은 안잤다고 우기시는건데
이런 증상은 있긴 했어도, 정상 생활에 크게 지장을 주는건 아니라서 선생님께 따로 말씀드리진 않았던거죠.
다시 재발한지 지금이 한달정도 되어가는데.. 마지막으로 병원에서 약을 타온 날이 2월 중순경이고..
한달치 약에서 보름치정도가 그냥 남아있는 상태였습니다. 그 기간동안은 약을 안드셨다는거죠.
왜 안드셨냐고 여쭤보니까 몸이 아파 먹는 약이 많아 안드셨다고 합니다.
속이 울렁거리고 토할거같다고 하셔서 진찰을 받고 약을 드시고 계시는중이었고..그외에 당뇨가
있으셔서 매일 드시는 약이 있는 상태였습니다.
속이 울렁거린다 하는 증상도 전에 병세가 아주 심하셨을때에도 그러신적이 있었는데 대학병원에 까지가서
여러 검사를 해봤지만 아무 이상이 없었고 최근에도 그렇다고 하셔서 검사를 하셨는데 이상소견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다시 병원에 가셔서 치료제가 증량된 약을 타다 드신지 2주정도가 되었는데도 뚜렷한 증세 호전은 보이지 않고있습니다. 밤에 누가 들어와서 헤꼬지(?)한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며칠은 밤새 잠을 안자고 그러셨다가 그런 부분은 약을 다시 드시고 나서는 없어진거 같은데....문 단속에 지나치게 신경쓰시거나 방문을 닫고 걸고 주무시는등의 불안증세는 아직 있습니다.
제가 궁금한것은..보름정도 약을 안드셨다고 해서 증상이 재발될 수 있는지..그리고 다시 약을 드시기
시작했는데 전처럼 안정적인 모습으로 되돌아가는데 얼마나걸릴지(약을 매일 복용한다고 했을경우)
..가족들이 어떻게 대처를 해줘야 치료에 도움이 될지 알고싶습니다.
답변)
연세 44 세에 정신분열증이 발생하셨군요.
이는 만발성(늦게 발생하는) 정신분열증이라 하고,
40 세 이후에 발생하는 정신분열증을 말합니다.
소위, 전형적인 정신분열증은, 십대 중반 ~ 20 대 초반에 발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40 세 이후에 처음으로 정신분열증 유사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는 매우 신중을 기하게 됩니다.
1. 진단이 혹시 틀린 것은 아닌지?
2. 전형적인 정신분열증과는 다른 원인에 의해 유사 증상이 발생한 것 아닌지?
3. 진단이 맞는다면, 치료 약물이 적정한 것인지,
4. 혹시 다른 류의 치료약을 부가하여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아닌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이러기 위해서는, 제법 정확한 신경계, 호르몬계 및 특수 혈액검사 등의
여러 가지 매우 기초적이지만, 비용이 비싼 진단 과정을 거치셔야 될 듯 합니다.
그래서 첫 번째, 의심은 진단이 잘못되지 않았을까 입니다.
또 한가지 말씀 드릴 것은, 만약 어머니께서 만발성 정신분열증이 맞는다면, 그 경과는 어떻게 될까?
또, 환자와 보호자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명백히 밝혀 드리겠습니다.
정신분열증은 1/3 :1/3 :1/3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교과서 적인 것은 아니지만, 거의 모든 정신과 의사가 알고 있습니다.)
즉, 1/3 은 아무리 치료를 열심히 하여도 계속 악화된다는 것
1/3 은 치료를 잘하고, 지속적인 치료를 하면 어느 정도의 회복을 보인다는 것
1/3 은 아무리 열심히 치료를 하고 치료를 받아도 점점 나빠진다는 것.
그렇다 보니, 40 세 이후에 발병한 정신분열증에 대해서는 그리 관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습니다.
통상처럼, 약 3 년을 드셔 보고 관찰하자는 의사의 말은 듣기 힘들 것입니다.
아마도 제 정신인 정신과 의사를 만난다면," 안타깝지만, 어머님은 평생
(괴롭더라도 하루도 빠지지 말고) 치료제를 드셔야겠습니다 " 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 윗 글들이
보름 정도 약을 안 드셨는데, 재발이 될 수 있는지? 에 대한 답변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